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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어 표기법

아울렛? 아웃렛!

조선일보 기사에서 '[양해원의 말글 탐험] 아울렛? 아웃렛!'(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03/2017050302276.html)을 읽으며, '아울렛'이라고 쓴 간판을 볼 때마다 불쾌하게 반응했던 일이 떠올랐다. 


양해원 글지기 대표는 된소리 표기를 하지 않는 원칙(ㄲ→ㅋ, ㄸ→ㅌ, ㅃ→ㅍ, ㅆ→ㅅ, ㅉ→ㅊ) 때문에 소리 그대로 쓰면 법(法)에 어긋나는 줄은 나중에 알았다고 했는데, 나는 이 글을 읽고서야 알았다. 이탈리아 상표 '구찌'(Gucci)는  '구치'가 원칙에 맞고, 빵집 이름은 '파리 바게뜨'지만 일반명사인 프랑스 빵 이름은 '바게트'로 표기하게 돼 있단다. 된소리 표기 뿐만 아니라, 훼미리마트(패밀리마트), 휴렛팩커드(휼렛패커드), 폭스바겐(폴크스바겐), 크리스챤 디올(크리스티앙 디오르)…. 실제 표기와 원칙에 따른 표기(괄호 안)가 다른 예를 소개하고 있는데, 너무 혼란스럽다. 


외국어 표기법이 왜 이렇게 중구난방이 되었을까? 외국어 기 원칙이 설득력이 없는 경우가 많고, 그 원칙이 사람에 따라 자주 바뀐다. 이런 원칙을 정한 사람조차도 외국어 표기를 자기가 정한 기준대로 표기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아웃렛(outlet)을 '아울렛'으로 표기하는 사업체도 문제가 있지만, 대중매체가 바람직하지 못한 표기법을 전파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처음부터 아울렛이라고 했던 것은 아니다. 아웃렛과 아울렛을 혼용하다가 아울렛이 대세를 이룬 것이다. (이 의견에 대한 이의나 관련 자료가 있으신 분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울렛이라 쓰는 대중매체가 아웃룩(outlook)은 왜 아울이라 쓰지 않는가?


일본은 외국어 표기법에 있어 아주 탁월하다. 누가 뭐래든 자기 방식을 고수하고 있고, 일본어를 조금 배운 사람도 외국어를 일본어로 쉽게 표현할 수 있다. 우리의 외국어 표기 방식은 일목 요연하게 이해하기도 어렵고, 아주 혼란스럽다. 아마도 외국어를 우리 말로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대사전으로 만들어 참고하여도 부족할 지경일 것이다.  


속히 외국어의 우리 말 표기법이 바람직하게 개선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