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일본 제국주의 침략으로부터 해방(1945년)된지 7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 말에서 일본어 잔재가 남아있다. 건축이나 기계에 남아있는 것이야 새로운 신조어나 영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그렇다고 해도, 일상 용어에서 일본어를 그대로 쓴다는 것은 생각없는 처사가 아닐까?
가장 많이 쓰는 일본어 중에 만땅(가득)처럼 우리 말로 쉽게 바꿀 수 있는 말도 있는데, 즐겨 쓰고 있다. 빠꾸(back, 뒤로), 오라이(all right, 좋아), 모도시(되감기 もどし[戻し]), 방까이(挽回 ばんかい 만회)라는 말은 조금만 생각하면 충분히 우리 말로 쓸 수 있지 않은가?
우리 말로 충분히 쓸 수 있는데 다른 나라 말을 즐겨 쓰는 것도 근본은 문화 사대주의에서 온 것이다. 한 예로 대학 강단에서 교수들이 전문 용어도 아닌데, 영어 단어를 쓸데없이 남발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영어를 사용함으로써 자기의 실력(?)을 과시하는 것이다. 자기 정체성이 빈약한 지식인이라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가? 일본인은 무슨 말이든 철저히 자기 나라 말로 바꿔서 말한다. 마치 자기 나라 말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이런 점은 철저히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조선일보에서 모에화 萌え化라는 말로 기사 제목을 멋갈스럽게 뽑아냈다. 기자가 어디선가 일견한 얄팍한 일본어 실력으로 신조어를 사용하는 자부심에 홀로 기뻐할 수 있겠다. もえる 모에화인지 모에카인지 외래어를 쓴다고 해도 짬뽕(섞어쓰기)해서 쓰는 것도 웃긴다. 마치 모에화라는 말이 아주 자연스럽게 쓰여지는 말로 호도하고 있는데, 일본 인터넷 검색해 보면 이 말은 독자적으로 쓰지 않는다.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이런 말을 즐겨쓴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 아닐까? .
아래는 조선일보 2017년 5월 4일 인터넷 기사를 편비하여(원문은 갈색), 사적인 의견을 첨가하였다.
성별 바뀌고 나이 어려지고...'모에화(萌え化)'된 대선 후보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04/2017050401446.html
물론 윤색 또는 희화화 목적으로 모에화가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가치평가는 제쳐놓고 그저 친근감을 심으려 모에화를 하는 때도 적잖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발간된 ‘공자의 논어’나 ‘손자의 병법’은 보기에 좀 심란할 뿐, 공자나 손자를 재평가하고 있진 않다. 그저 ‘귀여운 공자와 손자가 자신의 저서를 강의해 준다’는 컨셉으로 독자 시선을 당기는 거다.
일본말에 이상한 의미를 부여하여 우리 말을 혼란스럽게 하지 마시라. 그리고 네이버 사전에서 모에もえ[萌え]는 어떤 인물이나 사물에 대하여 깊이 마음에 품는 모양을 일컫는다고 하였다. 기자의 언급처럼 이상 야릇한 의미는 없다. 혹시 내가 무식해서 이 정도 밖에 생각하지 못한다면, 잘 아는 분은 여기 댓글로 부탁드린다.
어찌되었든지 나의 강력한 주장은 이것이다.
가급적이면 우리 말을 잘 만들어 써야 하지 않을까?